신체는 멀쩡한데 기억을 잃어가는 부모님, 어떻게 모셔야 할까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할 때 보호자들이 가장 억울해하고 답답해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이 치매 증세를 보여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한데도, 겉보기에는 혼자서 잘 걸어 다니고 신체 기능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등급 심사에서 떨어지거나 낮은 점수를 받을 때입니다. 실제로 "우리 어머니가 낮에는 멀쩡히 걷다가도 밤만 되면 짐을 싸서 옛날 고향 집으로 가겠다고 문을 나서시는데, 공단에서는 신체가 건강하다고 등급을 안 주네요"라며 눈물짓는 보호자들을 현장에서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신체 기능 위주의 판정 기준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경증 치매 어르신들을 위해 ‘5등급’, 즉 ‘치매 특별등급’을 신설했습니다. 신체적으로는 크게 제약이 없더라도 인지 저하로 인해 24시간 밀착 케어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오늘은 치매 부모님을 둔 가족들을 위해 5등급의 명확한 판정 기준과 함께, 일반 등급과는 완전히 다르게 운영되는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의 실전 이용법을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치매 특별등급(5등급)의 합격 점수와 필수 서류 기준
장기요양 5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공단 조사에서 최종 장기요양인정 점수가 45점 이상 51점 미만 구간에 속해야 합니다.
첫째, 의료법상 노인성 질병에 해당하는 ‘치매’ 진단이 확정된 어르신이어야 합니다.
둘째, 신청 과정에서 일반 의사소견서가 아닌 ‘치매진단 관련 보완서류’가 포함된 전용 의사소견서를 공단에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은 보호자가 실수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동네 일반 병원에 가서 아무 의사에게나 소견서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치매 특별등급용 소견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치매전문교육’을 반드시 이수한 의사(보통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만 작성하여 발급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방문요양과 무엇이 다를까?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의 구조
우여곡절 끝에 5등급 판정을 받고 방문요양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하면, 센터로부터 "5등급 어르신은 일반 방문요양을 이용할 수 없고 반드시 '인지활동형 방문요양'으로 진행하셔야 합니다"라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일반 방문요양(1~4등급 어르신 대상)은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주로 청소, 빨래, 식사 준비 등 가사 활동과 신체 수발을 대신해 주는 방식입니다.
그 때문에 인지활동형 방문요양은 어르신의 수명을 늘리는 것보다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최대한 유지(잔존기능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인지자극 활동 (최소 60분 의무)
180분의 서비스 시간 중 최소 60분은 반드시 어르신의 뇌를 자극하는 인지 훈련을 해야 합니다.
요양센터에서 어르신의 인지 수준에 맞춰 준비한 워크북(색칠하기, 낱말 맞추기, 과거 기억 회상하기), 퍼즐 맞추기, 규칙 게임 등을 요양보호사와 일대일로 집중 수행합니다. 일상생활 함께하기 훈련 (나머지 시간)
단순히 요양보호사가 밥을 차려주고 청소를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 오늘 된장찌개 끓이게 냉장고에서 애호박 좀 꺼내서 같이 씻을까요?"라며 어르신을 가사 활동에 직접 참여시킵니다.
세탁기 버튼을 함께 누르거나, 옷을 같이 개는 등 과거에 늘 해오던 일상적 동작들을 스스로 유도하여 뇌와 근육의 기억을 계속 자극하는 훈련입니다. 이는 어르신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육하고 있음을 보호자가 명확하게 인식해야합니다. 또한 요양보호사기 퇴근한 후에도 자녀들이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효과가 좋겠습니다. 교육받지 않은 보호자가 일을 시키면 좋을 것이라는 느낌으로 하지말고 치료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5등급 보호자가 현장에서 자주 겪는 갈등과 현실적 주의사항
제도의 취지는 훌륭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그리고 보호자 사이에 상당한 갈등이 발생하곤 합니다.
가장 흔한 갈등은 어르신의 거부 반응입니다. 평생 대접받고 살았거나 자존심이 강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가 다가와 유치원생이 쓸 법한 알록달록한 그림책이나 퍼즐을 내밀며 "어르신, 이거 해보세요"라고 하면 "내가 애냐? 나를 무시하냐?"라며 화를 내고 서류를 찢어버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이 때문에 5등급 전문 요양보호사는 단순한 요양 기술을 넘어 치매 어르신의 심리를 부드럽게 리드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보호자의 오해 역시 큰 문제입니다. 일부 보호자들은 돈을 내고 요양보호사를 불렀으니 집안 청소나 밀린 설거지를 싹 해주길 기대합니다.
만약 가사 지원이 너무나 절실한 상황이라면, 방문요양 대신 '주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5등급 어르신이 낮 동안 센터에 등원하면 전문적인 치매 재활 프로그램과 식사를 집중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장기요양 5등급(치매 특별등급)은 신체 기능은 비교적 양호하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경증 치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며,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한 의사의 소견서가 필수적입니다.
5등급 판정 시 일반 방문요양은 이용할 수 없으며, 하루 3시간 중 최소 60분 이상 반드시 인지자극 활동을 포함하는 '인지활동형 방문요양'을 이용해야 합니다.
인지활동형 서비스는 요양보호사가 가사 노동을 전적으로 대행해 주지 않고 어르신과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훈련이므로, 보호자는 제도의 목적을 올바르게 숙지해야 갈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어르신이 집에서 요양보호사를 맞이하는 재가급여 중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서비스인 '방문요양과 방문목욕 서비스의 구체적인 이용 시공간 가이드와 비용 매칭 노하우'에 대해 상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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